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지은이 : 전홍진
발행처 : 한겨레츨판사
펴낸날 : 2023년 6월 30일
밑줄쫙
고반응성인 아이들의 뇌에서 편도체가 쉽게 잘 흥분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유아 때 고반응성인 아동과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낯선 상황은 편도체를 활성화시키고 대인관계에서 사회적 불안감을 느끼기 쉽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안전기지가 잘 형성되면 타고난 '고반응성'과 위험회피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가진 사람들도 자신의 예민성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안전기지는 부모가 되지만 부모의 성격이 좋지 않거나 불화가 있다면 안전기지의 역할을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안전기지를 만들어가면 어릴 때 부모님이 해주지 못했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반려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그도 아니면 직업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친구나 담당 의사•취미활동•반려동물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안전기지가 하나도 없다면 자신의 예민성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점심 식사 시간에 배식을 할 때 일부러 아이들을 줄 서서 기다리게 한다고 합니다. 배고픈 것을 기다리고 참을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주려는 것입니다. 안전기지가 필요하다고 모든 것을 다 들어주는 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좌절'이라는 다른 축이 마음의 성장 과정에 필요합니다. 적당한 좌절이란 아이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좌절을 경험하고 견더보면서 마음의 맷집을 기르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적당한 좌절
과 안전기지의 형성은 특히 자존감의 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야단을 맞았을 때 좌절을 견딜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지 않습니다.이 경우에는 좌절을 주기 전에 안전기지의 역할을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안전기지로 생각하고 믿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준 적당한 좌절도 견덜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한 걸 거야." 이런 믿음이 생긴다면 안전기지와 적당한 좌절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엄마는 나를 싫어해, 나는 쓸모없는 존재인 것 같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와 같은 생각이 든다면 안전기지의 역할이 충분치 않거나 좌절이 견덜 수 없을 만큼 큰 상황이 됩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에도 상처받지 않고 자존심의 저하를 느끼지 않는다면 자신의 예민성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자식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직장 내 스트레스와 함께 지영씨의 긴장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지러움을 느낄 때 실제로 긴장이 증가하면서 심박수가 빨라지고 손이 떨리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해서 거의 물 대신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하루 열 잔 이상 마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간식으로 초콜릿도 자주 먹고 있었습니다. 가끔 카페인이 들어 있는 두통약을 복용해왔고 최근에는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도 복용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너무 과도하게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었습니다.
지영씨는 커피를 하루에 한 잔으로 줄이고 초콜릿과 카페인이 들어간 두통약을 끊기로 했습니다. 처음 며칠은 오히려 더 불안하고 초조하면서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었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자 괜찮아졌습니다. 또한 코막힘을 완화시키기 위해 지영씨가 복용한 감기약의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있었는데 이는 교감신경계에 작용해 긴장을 증가시켜 어지러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함께 들어 있던 '항히스타민'이라는 성분도 졸리고 어지러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 다음 번에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없고 졸리지 않은 3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기로 했습니다.
우울증은 20~30대 청년층과 40대 이상 중년.노년층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청년층에서는
'비전형성 우울증'이 더 흔하고, 중년•노년층에서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더 흔합니다. 멜랑콜리아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는 중증의 우울증으로 즐거운 감정이 없어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감소가 있으며 오전에 특히 우울감이 심합니다. 이에 비해서 비전형성 우울증은 주로 새벽시간대 식욕 증가•불면, 오전시간대 무기력•졸림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통점은 대인관계에 대한 의욕이 줄어들고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점입니다.
비전형성 우울증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식욕이 증가하고 밤에 폭식증이 있습니다. 렙틴Lepin과 그렐린 Ghrelin은 우리의 몸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렙틴은 식욕을 억제하고 그렐린은 반대로 식욕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전형성 우울증에서는 렙틴의 식욕억제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 식욕이 증가하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야간에 식욕이 증가하면서 빵, 국수, 라면 등 탄수화물과 매운 것이 당기게 됩니다. 혈당이 증가하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둘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납니다. 심지어는 밤낮이 완전히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일찍 잠이 오지 않고 밤이 될수록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신체의 리듬이 정오가 되어야 시작되어 전체적으로 반나절 정도 뒤로 밀립니다. 결국 새벽에 에너지와 식욕이 증가하게 되어서 정작 활동을 해야 하는 낮에는 심한 무기력증을 보이게 됩니다.
셋째, 몸이 무겁고 주로 누워 지냅니다. 누워서 햄버거나 감자튀김, 치킨을 먹는 것에 익숙하고 방은 거의 치우지 않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연마비'라고 합니다
넷째, 비전형성 우울증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것을 '거부민감성'이라고 합니다.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투에 매우 민감하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고 표정이 어떤지 예민하게 살펴봅니다.
뇌 기능 저하에 의해 의식과 지남력(날짜•장소•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 또한 '섬망'이라고 합니다. 섬망 증상으로는 주의력 저하•언어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전반의 장애와 생생한 환각•초조함•떨림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섬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갑자기 발생하지만 심장 질환이나 큰 뼈의 골절, 전신마취 수술에 의해서도 훈히 발생합니다.
아버지는 자녀가 '분리-개별화'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분리 개별화란 자녀가 부모와의 공생관계를 벗어나 독립적인 개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녀가 부모와 독립된 상태에서도 안정감을 느끼는 것을 '대상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이 대상 항상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녀는 '분리불안'이 심해져 부모와 잠시라도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부모의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의존적인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욱 힘든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들이 부모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독립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게 자란 것입니다.
노년기에 생기는 치매와 우울증은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치매는 '해마'의 위축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대뇌에서 저장하는 장기 기억은 초반에는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됩니다. 해마는 뇌의 양쪽에 하나씩 있으며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단기 기억 저장을 담당하는 반도체인 램RAM과 방향감각을 인지하는 GPS의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 장애•혼동•공간 지각력 장애•지남력 장애, 이름 대기 등의 언어 기능 장애•계산 능력 저하•판단력의 와해가 점진적으로 발현되는 가장 흔한 치매의 종류를 말합니다.
담당 의사는 준우씨의 우울증이 '피나스테리드' 성분 발모제를 복용 후에 발생한 점에 대해 주목했습니다. 그전에 준우씨는 활동적인 편이었고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서 탈모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T이라는 물질로 바뀌는 것을 막게 됩니다.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에 민감한 사람에서 우울증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연미씨가 복용하던 약 중에 나비 모양의 알약을 속칭 '나비약'이라고 하는 데, 이 약에는 '펜터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펜터민은 중추신경흥분제로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중추에 작용해서 뇌에서 배고품을 덜 느끼게 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뇌의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증가시키는데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작용은 피해망상•관계사고•환청 등 정신병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노르아드레날린을 증가시키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각성이 되어 불면증•긴장•불안•공황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펜터민계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주변에 나누어준다거나 판매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정신과 교수 조지 베일런트는 1938년부터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해 있는 814명의 사람들을 평생에 걸쳐 추적 관찰했습니다. 이들은 하버드대법대 졸업생 집단, 지능이 뛰어난 여성 집단, 대도시 출신 고등학교 중퇴자였습니다. 이들에게 스트레스 정도는 행복한 삶에서 중요 변수가 아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긍정적인 태도로 넘기는 사람이 결국 더 행복했다는 게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마치 터널 안에 있는 것처럼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한 방향으로만 치단게 됩니다. 심각하게 우울해지면 예전의 우울한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됩니다.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정서적 방임'이 현재의 기억과 연관되어 감정의 증폭이 이뤄집니다. '정서적 방임'이란, 아동에게 필요한 애정 표현과 정서적 지지 없이 무관심으로 방치해 결핍을 남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신체적 학대에 비해 직접적인 폭력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정서적 방임의 영향은 매우 크고 성인기에 우울증이 일어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 의하면 하루에 네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부작용으로 두통,불면증,신경질,짜증,잦은 배뇨 또는 배뇨 조절 불능,빠른 심장 박동,근육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미씨는 교감신경계의 작용이 과다 항진되어 있었습니다. 교감신경계는 부교감신경계와 함께 자율신경계의 한 축을 이루는 신경계통으로, 주로 긴장이나 공포:흥분 등의 감정을 느꼈을 때 신체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에서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우울이나 불면, 공황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긴장과 우울은 장의 움직임에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장에 살고 있는 정상 세균의 분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우리 몸이 긴장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만성적으로 분비하게 되면 면역계를 교란시켜 병적인 세균이 장에 많아지고 이로 인해 만성 설사를 일으키게 될 수 있습니다. 장과 뇌는 신호를 전달하면서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데 이를 '장-뇌 축' 이라고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간혈적인 복통, 변비, 설사를 동반하는 증후군으로 만성적인 긴장과 우울을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합니다. 만성적인 긴장과 우울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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