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박서영
옆구리를 타고 올라가던 능소화가
눈동자를 뚫고 나왔다 마른 가지를 내밀었다
돌의 박물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진안 마이산에서 본 돌덩이를 파고 들어간 바로 그 능소화
모든 것이 조용히 지나가주지 않는 날들이다
칠월에 꽃피는 거 보러 가겠다고 엉덩이를 털며 돌아와
깜박 잊고 살았다 한 해가 지나버렸다
칠월에 능소화가 피었다가 졌겠지 아마, 그날 두고 온
으깨진 시간들이 내 몸에 남아 있었나 보네
잠을 잤다 옆구리를 타고 올라가던 능소화가
방향을 바꾸는게 느껴졌다
눈알이 빨개졌다 독을 먹은 꽃이었고 울음이었다
습濕의 시절이 다시 돌아온걸까
마디마디 메마르지 않고 잎들도 꽃들도 무성하라고
눈물이 흐른다 흘러준다
내가 비를 좋아한다는 걸 당신이 잊지 않기를

착한 사람이 된다는 건 무섭다
지은이 : 박서영
펴낸곳 : 걷는사람
펴낸날 : 2019년 2월 3일
오고 가며 능소화를 보면
그래 여름이 오는구나
생각한다.
계절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자연을 보며
지난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오늘의 계절을 더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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